문화유산 > 남도축제 > 가을 | 천관산억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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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 억새 |
- 억새가 손짓한다.
- 가을의 정취가 한아름 느껴지는 억새바다로 나를 오라고 유혹한다.
단풍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한 빛깔’로 산야를 하얗게 뒤덮은 억새는 깊어가는 가을산을 ‘가을의 심연’으로 이끈다. 청동 빛의 가을하늘, 소슬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물결을 헤치며 걷는 가을산행은 또 다른 운치를 느끼게 한다.
- 전국 어디서나 억새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지만 장흥 지역에서는 다도해의 풍광과 기암괴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장흥 천관산이 최고로 손꼽힌다.
이른 아침 탑산사에 도착해 전국 최초로 조성된 천관산 문학공원에서 국내 유명 문인 54명의 문향을 담긴 문학비를 감상하며 천관산을 오른다.
- 소나무 가지아래 동백나무가 늘어섰고 상수리나무, 때죽나무, 노각나무가 등산객을 맞이한다.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준다. 아직은 제때가 아니지만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제법 색깔을 갖춘 나뭇잎들이 바위들 사이에서 물들어 산행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기바위, 사자바위, 종봉, 천주봉, 관음봉, 선재봉, 대세봉, 석선봉, 돛대봉, 갈대봉, 독성암, 아육탑, 환희대, 아홉 개의 봉우리가 모여 만든 구룡봉, 모든 봉우리들이 여느 산에서 흔히 대할 수 없는 기이한 얼굴들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과 닮았다 하여 이름도 천관산(天冠山)이라 불린다. 거친 숨을 몰아 쉴 틈도 없다.
- 눈앞에 펼쳐진 다도해의 절경, 아침이슬에 촉촉이 젖어 하얗게 눈송이처럼 핀
억새 한 무리, ‘와’~ 하며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능선을 따라 연대봉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130만㎡에 펼쳐진 비단결같은 억새가 은빛을 내품는다. 연대봉쪽에서 넘어 온 다도해의 가을바람에 억새들이 고개를 숙였다 일으켰다 하며 군무를 춘다.
- 어른들 키 만큼이나 훌쩍 자란 억새의 너울따라 몸을 숨겨본다.
덧없는 세상사의 고민도 어느새 사라진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억새가 쓰러지면 내 마음을 들켜버린 것처럼 부끄러워진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 이미 청동빛 하늘은 석양으로 물들어졌고 억새밭은 그야말로 은빛으로 물결을 이뤘다.
그 위를 거닐다보면 은빛 바다위로 배를 타고 가는 것 같은 황홀감에 빠져든다.
저녁 노을 질 무렵 우수수 소리를 내며 파도처럼 출렁이는 황금물결을 지켜보는 것으로 억새와의 하루여행은 끝을 맺는다.
때론 살갑게 피워 오르는 초승달과 동행하며 하행길에 느끼는 캔맥주 한모금의 여유는 미래를 새롭게 만든다.
- 10월에는 ‘으악새(억새) 슬피우는’ 소리 들으러 장흥으로 가자. 천관산으로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