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 국보/보물 > 국보 | 월출산 마애여래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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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애불은 전라남도 영암군 월출산 구정봉 정상(약600m 고지)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다. 몸 높이 6m, 어깨폭 2.6m, 무릎 높이 1.2m, 무릎폭이 4m이며 좌대 높이 0.6m, 화염문을 포함한 총높이 8.5m의 거대불이다. 구정봉을 배경으로 하고 서쪽과 북쪽의 중간지점을 향하고 있는 이 마애불은 서북쪽 암벽을 깊게 파서 불상이 들어 앉을 자리를 만들고,사다리꼴 방형의 암벽에 양각으로 새겼다. 소발의 머리 위에 크고 높은 사발모양의 육계가 솟아있고, 얼굴은 둥글넓적한 원만상이나 이마 중간이 편평하고 약간 들어갔으며 눈은 멀리 서해바다를 보는 듯 하나 옆으로 길게 째져 감은 듯이 보인다. 코는 길게 내려와 도드라진 인중 위에서 멎었으며, 입은 다문 채 위아래 입술이 뚜렷하다. 귀는 하단의 귓부리가 선명하고 안으로 구멍이 뚫리도록 깊이 파여져 있다.
목에는 삼도가 희미하게 보이고 법의는 우견편단인데 엷게 선각되어 동체의 윤곽이 뚜렷하면서도 배에서는 거의 의문이 보이지 않다가 왼쪽 어깨부분에서 볼륨을 주면서 팔에서는 급격히 옷주름을 늘여 길상좌를 한 오른발 속에 감춰져 있다.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있는 옷은 얇게 표현하여 신체의 굴곡을 잘 나타내고 있다. 옷주름은 가는 선으로 새겼는데 불상이 앉아 있는 대좌(臺座) 아래까지 흘러 내리고 있다. 가부좌를 한 다리도 약간 어색하지만 오른쪽 어깨에서 팔로 내려오는 손 모습은 항마인을 취하였는데 힘이 빠진 듯 늘어뜨려 긴장감이 없다.
한편 무릎을 덮은 군의는 상현좌인데 중앙에서 X자형으로 내려오다 대좌에서 U자형으로 퍼지면서 그 좌우로는 서산 마애불의 반가상이나 군수리 납석제 좌상에서 보인 의문형식을 보이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광배는 거신광에 두광을 나타냈는 바, 안쪽 두광은 원형으로 단엽14판이며 바깥쪽은 화문으로 조식하고 그 주연으로 화염문을 장식하였다. 이 불은 거불로서 상하신체의 비례에서 오는 안정감과 장중한 인상을 주며, 어깨의 당당한 모습, 긴장감이도는 피부의 표현 등은 아직도 통일신라 시대의 잔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불상 전체에서 풍겨주는 인상은 웅대하고 장엄한 이상적 조상으로 구현되고 있으나 또한 이 불의 일면에서 보여주는 고려적인 요소, 즉 눈이 옆으로 길게 째진 것이라든지, 어깨와 팔의 느슨한 표현, 얼굴 전체에서 나타나는 부은 듯한 경직성은 시대적 하한을 고증하고 있다. 불상의 오른쪽 무릎 옆에는 부처님을 향하여 예배하는 모습을 한 높이 86㎝의 동자상을 조각하였다.
이 마애불이 위치한 사지에서 1985년 여름「용암사」라는 와편이 발견되었는데, <동국여지지>에「월출산 구정봉 아래에 있는 용암사에는 9층 부도가 있다.」란 기록이 보이고 있어 원래의 사찰명은 용암사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불상의 뒷편의 암벽사이 퇴적층의 상단에서 암키와편이 다수 발견(1998년)되었다. 통화 25년은 1007년(고려 목종 10)으로 마애불의 조성시기가 고려초기로 추정되고 있었는데 이 명문 기와의 발견으로 조성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